아침 저녁 제법 날씨가 선선해졌죠? 8월 7일이 입추였고, 8월 23일은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입니다. 해도 많이 짧아졌습니다. 시작할 때는 언제 끝나나 했던 아이들의 방학도 이제 끝이 보입니다. 아이들 키우는 부모님들은 여름 내내 아이들 돌보시고 밥해 먹이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죠? 애쓰셨고 격려와 칭찬을 여러분께 아끼지 않습니다. 저희 집에는 지난 주부터 손님이 한 분 와 계십니다. 작년에 버지니아로 이사갔던 태균이 아시나요? 이시원 자매님의 둘째 아드님이죠. 태균이가 제 맏아들인 선율이를 보겠다고 2주 동안 우리집에서 머물기로 하고 온 것입니다. 얘네 우정이 참 부럽습니다. 저는 솔직히 이런 친구가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도시로 유학을 가면서 모든 것이 낯설었고 적응을 잘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고등학교 친구가 거의 없습니다. 내가 보고 싶다고 하면 당장이라도 날아 올 친구 한 명 있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지 않을까요? 우정의 관계만큼 신나고 부요한 관계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스도인들로서 우리의 사명을 소박하게 말한다면 우정의 관계를 확장해 가는 것이 아닐까요? '뜻을 같이하는 친구가 먼 곳에서 찾아오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 말씀하셨던 공자님의 말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친구는 언제나 소중하고 언제나 정겹습니다. 손님이 찾아 왔지만 그도 저희 집에서 지켜야 할 규칙 한 가지가 있습니다. 식탁에서 밥 먹을 때는 모든 전자기기를 멈추는 것입니다. 한병철이라는 철학자는 그의 책 <피로사회>에서 멀티테스킹(Multi-Tasking)을 동물들의 특징으로 규정합니다. 동물들은 밥을 먹는 와중에도 귀를 열고 자신의 천적이 공격하는 것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한 가지 일에 몰입할 수 없는 것이죠. 먹이를 씹으면서도 귀를 쫑긋거리며 주변을 기웃거려야 하는 멀티테스킹이 동물들의 특징이라는 것입니다. 현대의 성과 사회는 인간에게 이러한 멀티테스킹을 요구하는데, 인간을 오히려 퇴보시키는 것이라 진단합니다. 멀티테스킹은 집중력의 확장이 아니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집중력을 여러 갈래로 찢어놓는 생존용 과잉경계 (Hypervigilance)에 불과하다는 것이죠. 멀티테스킹에 익숙해진 성과 사회의 인간이 잃어 버린 것은 멈춰 섬, 사색, 깊은 심심함이라고 그는 진단합니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깊은 사색입니다. 한 가지 대상에 오롯이 깊이 몰두하는 것이지요. 인간의 문명의 창조와 발전은 깊은 심심함에서 출발한 사색으로부터 시작된 것이지요. 하지만 현대 사회는 깊은 심심함을 기다려 줄 여유가 없습니다. 현대인들은 밥을 먹는 와중에도 Swaping(쓸어넘기기), Tapping(두드리기)이라는 디지털 의례 (digital liturgy)를 행합니다. 이런 디지털 의례는 하나의 종교가 되어버린 듯 합니다. 적어도 우리집 식탁에서 만큼은 인간이기를 원하는 마음에 식탁을 Tech-Free Zone으로 정한 것입니다. 테크프리 존, 테크프리 타임을 지정하여 깊은 심심함에 머물러 보는 것은 인간이기를 위한 작은 몸부림은 아닐까요? 디지털 예전을 멈추고 깊은 심심함 가운데 오롯이 음식을 음미하고, 식탁의 상대를 즐거워하며 이야기 하는 것을 통해 인간됨을 작게나마 실천해 봅니다.
저에겐 8월에 기념일이 참 많습니다. 2015년 8월 2일은 중국 선교사로 파송을 받아 시안이라는 도시에 도착한 날입니다. 공교롭게 같은 날, 2022년 8월 2일 화요일에 우리 가족은 켈레포니아로부터 로드트립을 통해 로체스터에 도착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희 가정이 이곳에 이사한 지 만 4년이 이제 채워졌습니다. 물 설고 낯 선 이 곳에 저희가 잘 정착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성도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 4년, 여러분 덕에 행복했고 여러분 때문에 행복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8월 9일은 제 부친께서 돌아가신 1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한국의 가족들과의 추도예배도 줌을 통해 드려야할 것 같습니다. 디아스포라 이민자들의 마음을 이렇게 나마 공유하게 되어 감사하지만, 한 편으로 함께 하지 못해 홀로 남겨지신 어머님께 죄스러운 마음도 듭니다. 주일 예배 후에 저희 가족만이라도 모아서 추도예배를 드리며 아버지를 추억해 보아야겠습니다. 8월 30일은 저희 부부의 결혼기념일입니다. 결혼 한지 18년이 됐네요. 2년만 지나면 20주년이라니 믿기지 않습니다. 귀한 동반자를 허락하시고 아름다운 가정 이루게 하신 주님께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어떤가요? 저에게 8월에 기념일이 정말 많긴하죠?
한 가지 좋은 일이 지난 주에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기념일들을 하나님께서 한꺼번에 기념하며 선물로 주신 것 같은 느낌입니다. 무엇보다 목회와 목양을 위해 로체스터로 보내 주신 하나님 앞에서 4년을 무사히 목회할 수 있게 하신 것에 너무나 감사하던 시간에 받은 선물이라 더 값집니다. 지난 주 주보에 22년 된 자동차가 생기게 됐다고 나눴었잖아요. 그런데 하나님은 그보다 더 큰 계획이 있으셨더라구요. 하나님의 반전은 놀랍습니다. 저희가 선하다 가족인데, 하나님이 선하다에게 소나타(소나다, 발음이 좀 비슷하지 않나요?ㅎㅎ)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그것도 새차를 주셨어요. 야고보서 1장 17절 말씀에 온갖 좋은 선물과 완전한 은사가 하늘의 빛의 아버지로부터 내려온다고 말씀하셨었는데, 이 말씀대로 하늘에서 선물이 뚝 떨어진 겁니다. 미션 서포트를 하시는 분께서 저희 가정을 위해 주신 선물인데, 하나님의 감동에 순종하여 선물해 주신 그 마음이 너무 귀합니다. 설교한 말씀대로 이뤄지는 것이 너무 감사합니다. 말씀이 살아 있고, 하나님께서 살아계신 분이라는 것이 증거되는 이야기들은 언제나 우리를 설레게 합니다. 제국의 이야기, 욕망의 이야기를 거부하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섬기고, 서로 사랑하고, 자비를 베푸는 이야기들은 언제 들어도 아름답습니다. 천국에서의 삶을 이곳에 미리 보여주는 이야기들이니까요. 하나님의 교회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이야기로 채워져 가야 합니다. 향기로운 이야기가 가득한 교회, 아름다운 이야기로 가득한 삶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우리 다하나교회가 만들어갈 이야기들, 기대되지 않으세요?
우리 교회는 성도들이 예수님을 알고, 믿고, 그리고 그분의 제자로 살아가도록 돕기 위해 「풍성한 삶」 제자훈련 시리즈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이 과정은 “하나님나라복음 DNA 네트워크(약칭, 하나복)”에서 개발한 제자훈련으로, 성도들이 단계적으로 신앙을 이해하고 성장하도록 돕는 세 단계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먼저 첫 번째 단계는**「풍성한 삶으로의 초대」**입니다.
이 과정은 예수님을 아직 잘 알지 못하거나, 복음에 대해 처음 듣는 분들을 위한 과정입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인간의 문제는 무엇인지,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함께 나눕니다. 매주 한 번 만남을 가정했을 때, 약 8-10주 동안 진행되며,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듣고 신앙의 첫 결단을 하도록 돕는 과정입니다. 복음을 처음듣는 분들을 위한 과정이기도 하지만, 기존 신자들에게도 필요한 과정이기도 합니다. 바울은 이미 복음을 들은 로마 성도들에게 복음을 다시 들어야 한다고 권면했죠(롬1:15). 우리도 복음을 다시 듣고 재차 확인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풍성한 삶의 첫걸음」**입니다.
예수님을 믿기 시작한 분들이 그리스도인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배우는 과정입니다. 말씀을 읽는 삶, 기도하는 삶, 공동체와 함께 신앙을 살아가는 삶 등 신앙생활의 기본적인 습관들을 배우게 됩니다. 약 10-12주 동안 진행되며, 신앙의 기초를 세우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는 **「풍성한 삶의 기초」**입니다.
이 과정은 이미 신앙생활을 시작한 성도들이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가는 삶을 배우는 제자훈련 과정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 자신에 대한 이해, 공동체 안에서의 삶, 그리고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사명을 배우게 됩니다. 보통 12-14주 동안 진행되며, 말씀을 삶에 적용하고 예수님을 닮아가는 성숙한 제자로 성장하도록 돕는 과정입니다.
이렇게 「풍성한 삶」 시리즈는 복음을 듣고, 신앙의 기초를 배우고, 제자로 성장하는 세 단계의 여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기존에 제자훈련의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더라도 한 교회가 같은 DNA를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훈련을 권해드립니다.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이 과정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더 깊이 알고, 하나님 나라의 삶을 풍성하게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각 단계에 해당하는 영상과 책자가 있어서 미리 읽어보고 질문을 가지고 만나서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제자훈련 방식입니다. 이번 주는 훈련의 개요를 이렇게 요약해 드렸습니다. 다음주는 교회 광고시간을 통해 훈련소개영상을 함께 시청해 보도록 합니다. To be continued.
가끔 질문을 받습니다. “목장이 뭐예요?”, “목장모임은 왜 하는 거예요?” 우리는 왜 목장 모임을 하는 것일까요? 의미 없이 반복되는 일이야 말로 우리를 지치게 합니다. 주기적으로 행해지는 목장 모임의 목적이 무엇이고 왜 모이는 지 알고 모이는 것이 정말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제임스 스미스라는 신학자는 교회를 “심장이식재활센터”라는 은유로 설명했습니다. 죄로 말미암아 죽어가던 우리 모두는 예수님의 심장으로 이식되어 새생명을 얻었습니다. 심장을 이식 받은 환자는 수술로 치료가 끝나지 않습니다. 재활 치료가 이어집니다. 정기적으로 의사를 만나서 상태를 점검 받고 주기적인 운동과 식단 조절을 해야만 합니다. 예수 믿고 구원 받았으니 끝이 아닙니다. 그 다음부터가 중요합니다. 더욱 건강하고 바른 삶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는 것이죠. 건강한 삶이란 건강한 인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름아닌 예수의 인격과 성품을 덧입기 위해 노력하는 삶입니다. 구원 이후의 삶은 바로 그리스도의 성품, 다른 말로 덕이 내 성품과 인격 안에 자라가도록 노력하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을 성화라고 표현하기도 하죠. 덕을 함양하는 삶 또는 성화의 과정은 많은 노력과 실천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노력과 실천은 혼자서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교회를 만드셨죠. 교회는 우리가 그리스도의 심장을 가지고 그리스도의 성품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재활센터입니다. 교회 안에는 주기적인 실천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배, 성찬, 세례, 소그룹, 식탁교제 등이 그것이죠. 이런 것을 주기적으로 실천하는 이유는 우리의 삶의 문법을 바꾸기 위해서입니다. 교회는 미래에 완성될 하나님의 나라를 미리 보여주고 살아내는 곳입니다. 교회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갖추어야 할 덕을 훈련하고 하나님 나라의 분위기를 익혀갑니다. 소그룹은 그것을 더욱 심화시키고 활성화시키는 곳입니다. 소그룹 식사는 단순한 교제 이상입니다. 식사를 통해 우리는 환대의 문법을 배우고 연습합니다. 말씀 나눔을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기회를 갖습니다. 성찰 없이 성숙하고 덕을 덧입기는 불가능하기에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우리를 비춰보는 것입니다. 말씀 나눔을 통해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실천해 보기도 합니다. 서로의 실천과 나눔을 통해 우리는 자극을 받고 함께 성장해 가게 됩니다. 단순한 적용점을 찾아 실천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성찰의 도구로서 나의 삶의 지향을 조정하는 시간이라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날까지 함께 구원을 이뤄가는 공동체입니다. 건강을 위해 운동과 식단을 조절하듯, 교회와 소그룹을 통해 우리는 참 그리스도인으로 연습하며 빚어져 가게 됩니다. 주기적인 교제와 실천을 통해 삶의 문법과 삶의 지향점이 하나님 나라에 어울리게 조정되어 가게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자기수여의 문법이 나에게 체화될 때까지 끊임 없이 연습하고 훈련해 가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소그룹은 나를 아름다운 그릇으로 빚어가는 공방 아닐까요?
물질과 소유가 주는 만족보다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의 관계가 주는 만족으로 부유한 교회나의 가치와 소중함을 깨달아
다른 이들의 존재를 꽃피워주는 햇살 같은 교회
분열과 다툼으로 평화(샬롬)가 깨어진 세상 속에서
고통 당하는 이웃들의 아픔에 동참하고 치유하는 평화의 교회비틀거리더라도 정의의 길을 걸으며
모든 위선과 불의에 대항할 줄 아는 강직한 교회
부한 자들과 힘 있는 자들의 소리보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부르짖음에 경청하며 동행하는 쉼터교회크고 성장하는 교회보다
작더라도 유기적이고 건강한 교회
타고난 기질과 천성이라 핑계대지 않고
습득된 성품으로서 그리스도의 미덕을 추구하는 덕스러운 교회서로의 차이와 다름에 불편해 하기보다
차이와 다름을 통해 아름다워지는 모자이크 교회
일상과 로컬의 소중함을 알아
지역 사회와 함께 동행하며 공생하는 동네 교회
위로 하나님 사랑, 옆으로 성도 사랑,
바깥으로 이웃을 사랑하는 균형 잡힌 교회
인간의 편리와 탐욕으로 신음하는 피조세계와 생태계 속에서
온갖 살아 숨쉬는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자원을 아끼는 녹색교회교회 건물 안에 갇히지 않고
향기나는 인격과 성품으로 세상 속에서 열매 맺는 일상 교회멈춤(샤밧)의 소중함과 안식의 가치를 알고
느리더라도 함께 손잡으며 걸어가는 순례자들의 교회
이곳이 마지막 날에나 보게 될 천국인양
하나님 나라를 맛빼기로 보여주는 맛집 교회